Ⅰ. 씨 운동은 바로 예수 운동입니다.

  마태복음 13장 3절에 「씨를 뿌리는 자가 뿌리러 나가서 뿌릴새」라고 하였습니다.
  마태복음 13장 19절에서 이 씨를 가리켜 「하나님의 말씀」이라 하였습니다. 20절에도 씨를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하였습니다. 22절∼23절에서도 씨를 「하나님의 말씀」으로 거듭 거듭 말하고 있습니다. 그 '말씀'(lovgo")은 예수 그리스도의 자신의 운동입니다.
  베드로전서 1장 23절에는 이 말씀이 '하나님의 살아 있고 항상 있는 말씀'이라고 하였습니다. 예수는 말씀, 곧 씨입니다. 이사야는 이 씨를 거룩한 씨라고 예언하였습니다(사 6:13). 요한복음 7장 42절에 「성경에 이르기를 그리스도는 다윗의 씨로 또 다윗의 살던 촌 베들레헴에서 나오리라 하지 아니하였느냐」고 하였습니다.
  당시 유대 풍속으로 씨를 뿌리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농부가 직접 뿌리는 우리와 같은 방법이었습니다. 또 하나는 짐승으로 하여금 간접으로 뿌리게 하는 방법인데 구멍 뚫린 자루 속에 씨앗을 넣어서 짐승의 등에 싣고 짐승(나귀)이 밭고랑 사이로 움직일 때 구멍 뚫린 자루에서 씨가 떨어지도록 하는 방법입니다. 이 비유에서 주님 자신은 씨요, 또한 씨 뿌리는 자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 씨는 자기 자신에 의하여 직접 파종되었습니다. 그 후에 그의 제자들과 전도자들이 짊어진 십자가 운동에 의하여 세계 각처에 뿌려진 것입니다.

  Ⅱ. 씨 운동은 생명 운동입니다.

  씨는 작은 것입니다. 씨는 모양도, 크기도, 작기 한이 없습니다. 씨는 시간, 공간을 점령함에 있어서도 작은 것입니다. 씨는 무게마저도 작게 나갑니다. 씨는 화려하게 단장되지 않았습니다. 씨는 꽃과 잎과 열매에 비하여 심미적인 기준으로 볼 때 멋이 없습니다. 씨는 약하고, 소박하고, 단조롭습니다. 씨는 대중들과 매스컴들로부터 거리가 먼 입장에 있습니다. 씨는 순수하게 비정치적인 것입니다. 씨는 순수하게 비(非)이데올로기적입니다. 씨는 분명히 비기교적입니다. 그야말로 사람 보기에 흠모할 만한 것이 없습니다. 그야말로 사람 보기에 아름다워 보일만한 것이 없습니다. 생긴 그대로입니다.
  그러나 씨! 그 속에는 생명이 있습니다. 그래서 씨는 설명 이상의 것입니다. 씨는 모든 이론 이전의 것이요, 설명 이전의 것입니다. 씨의 생명은 철두철미하게 잠재력으로 충만합니다. 이것이 생명의 특질입니다. 씨는 그 속에 싹을 터뜨릴 생명을 품고 있습니다. 씨는 성장하여 나무가 되게 하고 꽃을 피우고 똑같은 수백 배의 열매 맺는 원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씨는 그 속에 대단한 폭발력이 있습니다. 씨는 그 속에 대단한 추진력이 있습니다. 씨는 그 속에 무한한 신비력이 있습니다. 씨는 그 속에 놀라운 결실력이 있습니다. 씨는 그 속에 온갖 모양을 품고 있습니다. 씨는 그 속에 온갖 크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씨는 그 속에 온갖 색깔을 가지고 있습니다. 씨는 그 속에 온갖 조화를 품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씨는 그 속에 온갖 생명의 자원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씨는 생명의 원(源)입니다.
  그러므로 씨 운동은 바로 생명운동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이러한 생명의 원천인 씨 운동입니다. 이 씨가 바로 예수 자신이요, 그의 말씀입니다. 이 씨가 우리의 중생의 원입니다. 이 씨가 사죄의 근원입니다.
  이 씨는 살았습니다. 이 씨는 운동력이 있습니다. 이 씨는 좌우에 날선 검보다 더 예리하여 혼과 영과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개는 힘이 있습니다(히 4:12). 그 씨는 살아 있고 항상 있는 말씀입니다(벧전 1:23∼24). 이 씨는 온갖 존재의 출처입니다. 이 씨는 자연계시의 출처입니다. 이 씨는 특별계시의 출처입니다. 그렇다면 씨는 생명의 출력입니다. 나사렛 예수 운동! 그것은 씨 운동입니다. 이 씨 운동은 곧, 생명운동입니다. 생명운동은 영원합니다. 생명운동은 전진이요, 창조요, 건설이요, 승리입니다. 이것이 기독교 2,000년의 역사입니다.

  Ⅲ. 씨 운동은 떨어지는 운동입니다.

  모든 씨는 예외 없이 이 세상에서 갈 길이 오직 하나밖에 없습니다. 씨는 그 길 밖에 모릅니다. 그것은 땅에 떨어져 죽으러 가는 길입니다.
  마태복음 13장 3∼4절에 「씨를 뿌리는 자가 뿌리러 나가서 뿌릴새」라고 하였습니다. 씨는 뿌려지는 것입니다.
  마태복음 13장 4절에 「길가에 떨어지매」라고 하였습니다. 마태복음 13장 5절에 「흙이 얇은 돌밭에 떨어지매」, 마태복음 13장 7절에 「가시떨기 위에 떨어지매」, 8절에 「좋은 땅에 떨어지매」라고 하였습니다. 이것이 씨가 가는 길입니다. 씨 운동은 떨어지는 운동입니다.
  떨어지는 운동! 떨어지는 원리가 무엇일까?

  1. 떨어지는 원리는 자기 겸손의 운동입니다.

  빌립보서 2장 5절에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 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어 종의 형체를 가져 사람들과 같이 되었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셨으매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고 하였습니다.
  겸손! 이것이야말로 떨어지는 표적입니다. 영광을 빼앗기는 순간이 아니라 자기 영광을 비는 순간입니다. 죽기까지 복종하는 순간입니다. 이것은 자기 부정의 진리입니다(마 16:24). 자기 부정이란 바로 죽음입니다. 그 죽음이 십자가입니다. 즉, 이것이 화육의 원리입니다. 로마서 8장 3절은 이 사실을 표할 때 '육신의 모양으로 보내어'라고 하였습니다. 이것이 예수의 강세입니다. '떨어지는' 씨입니다.

  2. 떨어지는 원리는 자기 죽음, 즉 희생의 운동입니다.

  요한복음 12장 24절에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고 하였습니다.
  진정한 생명은 죽음에서만 기다릴 수 있는 것입니다.
  한알의 밀알! 그것이 그대로 있을 때 실로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습니다. 그러므로 떨어지는 원리는 죽음을 목표하는 것입니다.
  죽음은 분리입니다. 죽음은 분해입니다. 죽음은 매장입니다. 로마서 8장 3절은 이 사실을 '육신에 죄를 정하사'라고 표현하였습니다. 이것이 곧 십자가의 죽음을 말합니다.

  3. 떨어지는 원리는 결실(부활)운동입니다.

  요한복음 12장 24절에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고 하였습니다.
  마태복음 13장 8절에 「좋은 땅에 떨어지매 혹 백 배, 혹 육십 배, 혹 삼십 배의 결실을 하였느니라」고 하였습니다. 이 죽음은 새로운 종의 기원을 창조하는 신비입니다.
  여러분! 죽음을 통하여 생명이 나오고 자기희생을 통하여 영광의 결실이 온다 함은 자연계나 영계에 통용되는 진리입니다. 예수님은 이 생의 법칙을 계속하여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마가복음 8장 35절에 「누구든지 제 목숨을 구원코자 하면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와 복음을 위하여 제 목숨을 잃으며 구원하리라」고 하였습니다.
  마태복음 16장 25절에 「누구든지 제 목숨을 구원코자 하면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으면 찾으리라」, 누가복음 9장 24절에 「누구든지 제 목숨을 구원코자 하면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으면 구원하리라」, 마태복음 10장 39절에 「자기 목숨을 얻는 자는 잃을 것이요 나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잃는 자는 얻으리라」고 하였습니다.
  실로 신비한 역설적인 생철학의 원리입니다. 이것이 바로 예수의 부활입니다.
  여러분! 유대인은 인자의 영광이 세계군림인 것으로 착각하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인자의 영광이 바로 한 알의 밀알이 되는 죽음의 시기라고 하였습니다(요 12:23).
  자기의 생을 쌓는 자는 잃는다고 하였습니다. 자기의 생을 그리스도 위하여 쓰는 자는 얻는다고 하였습니다.
  제가 한 번은 어느 전도자에게 너무 과로하지 말고 쉬엄쉬엄 하라고 하였습니다. 그때 그 전도자의 대답은 "그리스도를 위하여 분주히 정력을 소모함에 게을러 정력을 마비시키는 것보다 낫다."고 하였습니다.
  존 닥은 자기 원수들이 강해지고 자기 때는 오래지 못할 것을 알고 하나님께 기도하기를 "나는 1년밖에 못 살 것이오니 될 수 있는 대로 나를 써 주시옵소서."라고 하였다 합니다.
  6·25 사변 때 한 병사의 간단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는 사지(死地)의 전쟁터에 나가면서 어쩌면 자기의 시체가 산야에 버려질지도 모른다고 예감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자기의 주머니 속에 얼마간의 코스모스 씨를 간직하고 싸움에 나가면서 훗날에 나를 찾아올 때 내가 없거든 코스모스 만발한 흙 속을 파 보라고 하였습니다. 참 그의 말대로 전쟁이 중지된 후에 그의 시체를 찾을 길이 없었는데, 외딴 산골에 코스모스가 피어 있는 곳에서 그의 뼈를 찾았다고 합니다. 무명의 젊은 용사의 몸이 썩어 거름이 된 자리에 코스모스가 소복이 피어 있었습니다. 그 몸에 간직했던 코스모스 씨가 살아있어서 자기의 흔적을 알려 주었던 것입니다.

  성도 여러분!

  여기 세상, 우리가 살다가 간 자리마다 나의 기도가 머물고, 내 심장이 녹아진 자리에서 소복 소복히 그리스도가 피어 있게 하고픈 마음이 없습니까?
  사랑하는 형제들이여! 성도들이여! 그리스도의 군사 된 자들이여!
  무엇을 품고 안고 간직하고 있다가 죽으렵니까?
  여기 처절한 민족의 터전 흐트러진 역사 속에서 그리스도 자신의 씨, 생명의 씨를 몰래 안고, 가슴에 새기고 땅속에 파묻혀 볼 마음이 없습니까?
  분명히 먼 훗날에 우리 후손들이 이것을 보고 30배, 60배, 100배의 열매가 맺도록 할 마음이 없습니까? 정말로 개간된 옥토 속에 그리스도만을 심어 봅시다. 그리스도만을 꽃피워 봅시다. 그리스도만을 열매맺어봅시다. 씨 운동! 그것은 예수 운동입니다. 그것은 생명운동입니다. 그것은 떨어지는 운동입니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 자신의 피를, 씨를 감추고 있습니다. 구원의 씨, 생명의 씨인 예수 그리스도 자신의 십자가의 희생을 통하여 출생한 생명의 공동체입니다. - 아 멘 -